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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민의 생각,잡담,일상

코로나 이후의 나의 삶

행이란 나에게 쉽게 꺼냈다가 언제든 다시 넣을 수 있는 지갑 같은 존재였다.

지갑속의 카드와 지폐 다발이 새로운 세계로 모험을 떠나게 도와주었고, 지금이 아니더라도 다음을 기약하며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는 그런 존재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구상에 돌고 있는 역병은 우리를 불확실성의 블랙홀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돈이 많은 부자이든 시간이 넘치는 건물주든 관계없이 더 이상 여행의 단꿈은 저편으로 사라지고 없어질 것이다.

상상이란 손에 잡히는 무언가가 있을 때 그것에 대해 미리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고 기약이 없는 무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몽상이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이 바이러스를 어느 정도 통제하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이고, 많은 이들이 일상의 자유를 조금씩 찾아가고 있지만, 전세계는 여전히 코로나의 사태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앞날은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나로서 지금의 현 사태에 무척 마음이 아프다.

특히 후회되는 일은 진작에 다음에 여유가 되면 가보자. 기회가 되면 해보자 언젠간 되겠지, 자기 위안을 하며 뒤로 미뤄두었던 행동이었다.

당장 재유행이 언제 시작될지 모르고 더 이상 가까운 미래도 예측하기 어려운 이 시대에서 나는 어떻게 지내야 할까?

일상의 행동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조그마한 일이라도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했던 일을 의식하며 내가 정말 즐기고 있는 순간을 만들어가며 느껴보는 일이다.

아침에 커피 하나를 타먹는 일이라도 단순히 마시는 행위라고 생각하기보다 커피의 향, 온도, 맛을 하나하나 느껴가면서 그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의식으로 보는 것이다.

샤워를 할 때 몸에 닿는 촉감을 다시 느껴보던가 신선한 공기를 마셔보고, 주변의 공원을 산책하면서 느낀 일상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금 집중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외부의 여행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내부의 여행의 집중할수 있는 기회도 된다.

그동안 로마에 가서 콜로세움, 바티칸, 판테온등 화려한 유적의 존재에 억눌려 단순히 그 유적을 가본 자체에 의의를 두었었다. 그래서 막상 가보기 위한 행위에만 집중했지 정작 그 장소에 담긴 이야기나 배경에 대해서는 많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다. 이번기회에 책도 많이 읽을 수 있고, 내면의 보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