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방영된 신삼국에 이어 몇 년 전 삼국지의 악역인 사마의를 소재로 한 드라마(大军师司马懿)가 신선한 재해석과 압도적인 연출력으로 중국 대륙을 사마의 열풍으로 불게 했습니다. 제작비로 670억 원 정도가 들었으며(신삼국은 500억 정도) 단순히 돈만 많이 든 게 아니라 준비기간만 5년 각본 탈고만 4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중화 tv가 판권을 사 와 2017년에 방영이 되었고, 국내 대선 상황과 맞물려서 홍준표 당시 대선후보가 사마의가 굴종을 견디고 정상에 올랐다는 비유를 들며 이슈를 끌기도 했었죠. <<대군사 사마의>>는 두 개 시즌으로 제작되어 첫 시즌 <<사마의 : 미완의 책사>> 조조에 눈에 들면서 갖은 고난과 역경을 은인자중 하는 모습 끝내 자신이 지지했던 조비의 황제 등극이 이뤄지는 이야기가 주가 되었습니다.
초반 드라마를 이끌었던 주역은 다름아닌 우화위가 열연한 조조 역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신삼국의 인품 좋은 유비와 전혀 대비되는 음흉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조조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 소화해 내면서 극의 몰입도를 한층 더 이끌었다는 평을 받죠. 사마의를 끝까지 견제하면서 그의 능력을 인정하고 아껴주는 모습도 보여주었으며 특히 아끼던 책사였던 순욱과 끝내 갈라서게 되었을 때 울부짖던 장면은 잊히지 않았습니다. 죽기 직전 낙양에서 신하들을 사열하면서 단가행을 병사들과 같이 노래하는 장면을 <<사마의 : 미완의 책사>>의 백미라고 할 수 있죠.
또한 신삼국의 조조와 사마의 조조는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신삼국에서 보여주었던 재치있고, 능청스러운 간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사마의의 조조는 무서운 군주의 모습을 보입니다. 심지어 조비나 조식 등 아들들도 말을 꺼내지 못할 정도로 극의 위압감은 대단하지요. 사마의가 이런 군주 밑에서 때로는 망가지는 모습까지 보여가며 버텨가는 것이 극의 주 흐름입니다.
2부 <<사마의 : 최후의 승자>>에서 사마의는 여전히 조예와 위나라 중신들은 물론 촉나라의 제갈량과 대결을 펼쳐야 하는 고난의 세월이 계속됩니다. 안에 숨기고 있던 냉혹한 모습을 가진 사마소를 통해 사마의의 감춰진 흑심이 점점 드러나게 됩니다. 마지막 사마씨가 정권을 잡게 되는 고평 릉 사변에서 그의 냉혹함은 절정에 치닫게 되죠. 중간중간 극이 늘여지는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번 드라마로 삼국지의 다른 인물들도 주목해 볼 만 하단 걸 확실히 인식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삼국기밀 : 한 헌제 전>>방영되기 시작했습니다. 동탁의 꼭두각시로 세워져서 조조 밑에서 30년 동안 허수아비 황제로 군림했던 한헌제를 새롭게 조명해본 드라마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역사적 상상력과 허구가 많이 들어간 드라마라 일종의 판타지 요소도 정말 강하지요. 원래 주인공인 유평은 사마 씨집에서 같이 생활하다가 관도대전 무렵 한헌제가 사망하는 바람에 대신 한헌제가 되면서 조조를 견제하는 내용의 드라마입니다.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내용도 새로워 삼국지를 바탕으로 한 재미있는 작품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삼국지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것으로 보입니다. 언젠가 오나라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사극도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안고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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