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큰 섬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사방이 돌출되어 있고, 산지가 많은 편이라 면적이 더욱 넓게 느껴진다. 고현, 거제면, 사등, 장승포, 옥포 등 동네마다 분위기가 다르지만 거제를 설명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를 이야기하자면 바로 몽돌해변이다. 부드러운 모래로 구성된 다른 해변과 달리 거제도는 강한 해풍을 바로 맞이하는 특성으로 인해 돌들이 깎여 지금의 몽돌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거제의 바다는 유난히 거센 바람이 밀려오는 것만 같다. 심지어 거제를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도 바람의 언덕이지 않은가? 다리 하나를 두고 통영과 거제의 바다는 사뭇 달라진다. 최근 부산에서 거제로 이어지는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아름다운 거제의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날로 늘고 있다.
거가대교에서 거제로 넘어가자 마자 해변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시멘트와 벽돌을 섞어 쌓은 듯한 흡사 유럽 중세시대의 성벽 처럼 보이는 웅장한 성이 눈에 띈다. 일명 매미성이라 부르는 곳으로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경작지를 잃은 백순삼씨가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오랜시간 동안 바위위에 성벽을 쌓아 지금의 광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규모는 물론 이런 장대한 규모를 설계도 한장 없이 쌓았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바로셀로나 사그리다 파밀리에처럼 지금도 매미성을 계속 위로 쌓아가고 있었다. 매미성으로 들어가는 마을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으로 인해 상업시설이 들어섰고, 민간인이 만든 이 성을 급기야 거제시에서 주요 관광지의 하나로 홍보를 하고 있었다. 멀리 거가대교와 이수도는 물론 주위 경치와 성과의 조화가 꽤나 어울렸다. 몇년 뒤에 이곳이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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